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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 지원은 새싹을 틔우는 일”

[인터뷰] ‘한복의 일상이 추억이 되다’ 장인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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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아 기자
기사입력 2020-06-18

여주 청년창업 상인 12호점 ‘한복의 일상이 추억이 되다’를 운영하며 아이 셋을 키우는 워킹맘 장인희 대표를 만나봤다. 

청년이자 소상공인이며 워킹맘인 장 대표의 삶은 여주시의 현 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많은 지점을 품고 있었다. 장 대표는 여주지역 청년들이 여주를 떠나지 않고 안정적인 삶을 이끌어나갈 수 있으려면 지역사회가 더 큰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생활한복을 직접 만드는 공방 ‘한복의 일상이 추억이 되다’의 장인희 대표.     © 세종신문

공방 ‘한복의 일상이 추억이 되다’를 운영하고 있다. 생활한복을 만들기 시작한 계기는?
 
공방 이름에 다 들어있다. 여주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여주에서 좋은 추억 하나쯤은 간직하고 가길 바라는 마음을 늘 갖고 있었다. 사람들이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복 입고 찍은 사진을 보며 추억을 떠올리듯이 여주에 와서도 기억에 남는 사진 한 장 찍고 가면 좋지 않나. 여주에는 세종대왕릉, 명성황후 생가 등 갈만한 곳이 많은데 그런 곳에서 생활한복을 예쁘게 차려입고 사진을 찍고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여주도 널리 알릴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생활한복 대여점을 해볼까 생각했다. 솜씨 좋은 작가들과 여주를 상징하는 기념품을 연구, 제작해서 판매하는 기념품점도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 창업을 알아보니 한복 대여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더라.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있겠다 싶기도 해서 내가 직접 만들어보자 했다. 의상 디자인을 전공했기 때문에 결심할 수 있었다. 
 
창업 전에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였나?

신랑한테 반해서 여주로 시집 왔다. 팜스테이에서 일하던 신랑을 만나 결혼 후 친환경 한우 농장을 시작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요리도 배우고 정보화마을 관리자로도 여러 해 활동했다. 면사무소에서 계약직으로도 일했다. 생활개선회 총무, 소비자단체 회장으로 활동했고 여성단체협의회 간사 일도 했다.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어서 활발하게 활동했는데 지금은 가게에만 매달려 있다.
 
여주 청년 창업 상인 12호점이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여러 활동을 하며 열심히 뛰어다니다 보니 기회가 생기더라. 경기도 따복공동체 사업 차원으로 마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천연 염색 수업도 하고 그랬는데 그런 활동이 계기가 되어서 청년 창업 지원사업을 소개 받게 되었다. 그동안 갖고 있던 생활한복에 대한 애착과 창업의 기회가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다. 그동안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살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되어 창업을 했다.

▲ 여주 청년창업 상인 12호점인 공방 ‘한복의 일상이 추억이 되다’. 375아울렛 1블럭에 있다.     © 세종신문

공방을 찾는 주요 고객층은 누구인가? 공방을 운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젊은 여성분들이 많다. 맘카페와 제휴를 맺고 가게를 알렸더니 카페 회원들이 찾아온다.

사실 생활한복도 한복이라 어깨가 소담하고 덩치가 작은 분들에게 더 잘 어울린다. 몸집이 큰 분들은 상대적으로 만족감이 떨어지고 그 탓이 디자이너에게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한 마디로 애 쓰고 욕먹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러다보니 한복 하는 분들은 몸집이 큰 의뢰인을 어려워한다. 우리 가게에도 몸집이 비대한 어느 여성분이 오셔서 한복 제작을 부탁했는데 주변에서는 다들 말리는 분위기였다. 그래도 나는 정말 예쁘게 해드리고 싶더라. 정성을 다했고 다행히 만족스러워 하시며 또 오시겠다고 했다. 뿌듯했다. 

때로는 디자이너의 의견을 무시하고 본인의 뜻대로 여기는 이렇게 해달라 저기는 이걸 달아달라는 분들이 있는데 최대한 그분들의 뜻대로 해 드린다. 전문가로서의 입장이 있지만 손님의 뜻대로 해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청년창업 지원사업을 직접 경험해 보니 어떤가? 솔직한 생각을 듣고 싶다.

내가 갖고 있던 아이디어가 ‘새싹’이었다면 여주시 청년창업 지원사업은 그 싹을 틔워주는 ‘양분’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아이디어도 많고 도전정신도 있지만 자금도 없고 경험도 없는 청년들에게 창업의 벽은 높기만 하다. 그런 청년들에게 창업비용과 컨설팅을 지원해 주는 사업은 싹을 틔우는 데 진짜 필요한 사업이다.
 
창업 청년들에게 진짜 도움을 주려면 지원정책이 좀 더 세심해져야 한다. 창업 대상자로 선정된 뒤 내가 생각하는 아이템인 의류나 한복, 한옥마을 등에 대한 정보와 컨설팅이 필요했지만 요식업, 세무 전문가와 만난 것이 전부다. 대상자에게 필요한 도움을 맞춤형으로 주면 좋은데 일괄적, 집단적으로 컨설팅이 진행된다. 창업 이후에는 이렇다 할 중간 점검이 없는데 이것도 꼭 필요하다고 본다. 2년의 기간이 지나면 지원이 딱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착 지원을 위한 실마리를 남겨두는 것도 필요하다.

지원 받을 수 있는 청년의 연령대를 좀 더 넓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요즘은 결혼도 늦게 하고 엄마들의 경우 아이를 낳고 어느 정도 키운 후에 취업이나 창업을 준비하게 되는데 그러면 나이 40이 훌쩍 넘어간다. 더 많은 이들에게 기회를 줘야 여주에 정착하는 사람이 많아질 거라고 본다.

▲ ‘한복의 일상이 추억이 되다’ 장인희 대표.     © 세종신문

다른 청년 창업자들과 계속 교류하고 있나?
 
청년창업 지원사업은 청년들에게 창업의 기회를 준 것만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공동체를 만들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각각 창업한 가게도 너무 떨어져 있고 모임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모니터링, 정보 교류, 성공사례 공유 등을 통해 서로에게 도움을 주면서 이후에 창업할 청년들에게 경험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아쉽다. 시에서 청년활동지원센터를 만들었다고 하니 이런 사업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청년들이 창업한 가게들이 한 군데 모여 특성화된 ‘청년몰’을 형성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다른 지역 사례를 봤다. 우리 여주에서도 청년들이 창업한 가게들이 한 데 모이거나 특화되어 시너지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소상공인이자 다둥이 엄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일 하기 만만치 않을 텐데….
 
매일 매일이 걱정이다. 가게를 하다 보니 가게에 얽매이게 되고 아이들이 뒷전일 때가 많다. 막내는 가게에 데리고 나와 눕혀 놓고 일한다. 창업 당시 임신 중이었는데 창업을 한다니까 다들 과연 잘 하겠는지 의심(?)의 눈으로 보더라. 더 잘하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아이 낳고 60일 만에 나와서 다시 일을 시작했다. 이래서 경력단절이 생기는구나 싶었다. 

나는 시골마을에서 시부모님, 시고모님과 함께 사니까 아이들 돌봐주시고 많이 도와주시지만 도와주는 사람이 없는 맞벌이 부부들은 얼마나 힘들까 싶다. 공동체가 함께 아이를 키우고 일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  ‘한복의 일상이 추억이 되다’에서 바느질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만든 공깃돌주머니.     © 장인희 제공

앞으로 공방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 계획인 지 포부를 밝힌다면?
 
생활한복 뿐만 아니라 규방, 매듭 등 각종 소품 제작도 하고 있다. 개업식 때 천연 염색 인형 물들이기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체험활동으로 공깃돌주머니 만들기를 했는데 네다섯 살 아이들이 꼼지락대며 바느질을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2시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지만 끝까지 해내는 아이들이 너무 대견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당장은 어렵지만 방학이나 주말을 이용해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업도 계속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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