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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매립장주민지원협의체 위원장 선출 ‘적법성’ 논란

무지와 조급증이 부른 여주시의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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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춘 기자
기사입력 2020-11-28

복잡하고 예민한 문제일수록 법과 원칙에 근거해 차분히 풀어야 그 해법이 나오기 마련이다. 오랜 기간 논란에 빠져있는 여주시쓰레기매립장주민지원협의체(이하 협의체) 구성 문제가 해법을 찾아나가는듯 하더니 최근 위원장 선출 절차의 위법성이 제기되면서 또 다른 논란에 빠져버렸다.

지난 24일 오후 강천면주민협의체 사무실에서 협의체 위원장 선출을 위한 회의가 소집, 진행되었으나 그 과정이 위법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하 폐촉법) 시행령에 따르면 협의체 회의는 ‘위원장이 직권으로 소집하거나 재적위원 1/3 이상의 요구가 있을 경우 소집’하게 되어 있으며 재적위원 2/3 이상이 참석해야 한다. 그런데 24일 열린 협의체 회의는 여주시가 직접 소집하고, 재적위원 2/3를 충족했는지도 논란이 되고 있으며, 협의체 위원도 아닌 여주시 자원순환과장이 의장이 되어 개회를 선언하고 의사봉을 두드렸다.

이날 회의를 시작할 때는 강천1리 대표, 강천2리 대표, 부평1리 대표, 부평2리 대표, 가야2리 대표, 적금2리 대표, 간매1리 대표, 여주시의원 1명, 전문위원 2명 등 재적위원 12명 중 10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사회를 본 여주시 자원순환과 자원재생팀장이 성원이 되었으므로 회의를 개최하겠다고 하며  여주시 매립장 주민지원협의체 위원장 선출회의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서 자원순환과장이 회의 의장으로 인사말을 했다. 자원순환과장은 “폐촉법 시행령 제18조에 따라 주민협의체를 구성하여 주변영향지역에 대한 지원사업 등을 협의하고자 한다”고 하며 “재적위원 12명 중 10명이 참석, 2/3이상이 참석하여 성원이 되었음을 보고 드린다. 성원이 되었으므로 본회의는 주민지원협의체 선거관리위원장 선출의 건을 상정하도록 하겠다.”고 개회를 선언했다.

협의체 임시위원장인 문광종 강천2리 대표는 폐촉법 시행령 조항에 근거해 여주시는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지적하며 임시위원장이 직권으로 소집하지 않았으니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었는지 자원순환과장에게 물었다. 그리고 반경 2km 안에 8개 행정리가 들어간다고 하며 8개 리에서 협의체 위원을 뽑았는데 반경 2km에 대한 실측자료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에 대해 자원순환과장은 수차례에 걸쳐 새로운 위원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회의를 소집해 달라고 임시위원장에게 요청하였지만 소집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여주시에서 소집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이어서 주변영향지역에 대한 질문에는 2001년 당시 21개리를 영향지역으로 한다고 임창선 군수의 결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고시를 했는데 고시문을 못 찾은 것이지 고시를 안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즉, 21개리를 주변영향지역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광종 임시위원장은 여주시의 회의 소집에 응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협의체 위원 구성의 적법성 논란이 있어 행정소송 진행 중에 있으니 1심 판결이 나면 그것을 보고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설명을 자원순환과에 여러 차례 했다고 전제 하며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임시위원장 직권이 아니라 위원들의 요구에 의해 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알렸다고 밝혔다.

적금2리 대표가 오늘 회의 소집이 적법한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자원순환과장은 ‘적법하다’고 답변했고, 협의체 위원으로 그 자리에 참석한 여주시의원은 협의체를 다시 처음 소집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에서 하는 게 맞다며 회의 진행을 재촉했다.

이후에도 협의체 회의소집과 진행의 적법성 문제에 대해 논쟁이 계속되었으나 자원순환과장이 의장으로 회의를 강행하자 강천2리 대표, 부평1리 대표는 회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퇴장하기에 이르렀다. 간매1리 대표도 ‘행정소송 1심 판결 이후에 회의를 개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자원순환과장이 회의 전 참석자 명부에 이미 서명을 하였기 때문에 불참처리가 될 수 없다고 하였고 이에 간매1리 대표는 참석자 명부에 서명한 것을 지우겠다고 했다. 자원순환과장이 공문서에 손을 대면 안 되기 때문에 지울 수 없다고 하자 간매1리 대표는 화를 내며 퇴장했다.

그리고 남아있던 몇몇 위원들은 향후 협의체가 원만히 운영되기 위해서는 현재 협의체에 포함되지 않은 13개 리의 의견을 잘 수렴해야 한다며 퇴장한 위원들과 13개리 마을 대표들을 충분히 설득한 후에 위원장을 뽑자는 의견을 제출했다.

하지만 여주시의원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 자리에서 원안대로 회의절차를 밟자고 하였다. 이어서 자원순환과장이 “바둑이나 장기를 둘 때처럼 다음 수를 두는 것”이라고 하면서 주변영향지역을 21개리 전체로 고시하기 전에 3개 마을을 추가 위촉하게 되면  다음 수로 처음부터 21개리를 했어야지 왜 8개리만 했는지 따질 것이라며 위원장 선출 여부를 표결에 부쳤고 결국 선출하는 것으로 가결되었다.

자원순환과장 본인이 의장으로 곧바로 위원장을 선출하려고 하자 몇몇 위원들이 선거관리위원장을 먼저 선출하고 선거관리위원장의 주재 하에 위원장을 선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원순환과장은 생략을 하려고 하였는데 죄송하다며 선거관리위원장을 선출하였다. 선거관리위원장으로 가야2리 대표가 추천되었고 여주시의원이 제청한 후 별도의 표결도 없이 선출하였다. 그리고 자원재생팀장은 ‘출석인원 7명 중 6명이 찬성하여 가야2리 대표가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재적인원의 2/3 이상은 8명 이상이어야 하는데 7명이면 회의가 성립되지 않는다.)

선거관리위원장 주재로 위원장 선출 투표를 하였는데 7명은 투표에 직접 참가하였고 회의참석자 명부에 서명을 했지만 지워달라고 항의한 후 퇴장한 간매1리 대표도 투표에 참석한 것으로 간주하여 찬성6, 기권2로 부평2리 이호동 위원이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회의 과정이 논란이 되자 이후 자원순환과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임시위원장에게 수차례 회의소집을 요청하였지만 회의를 소집하지 않아 행정의 공백을 그대로 둘 수 없어 여주시가 회의를 소집하고 진행했다. 모든 게 적법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한편, 문광종 임시위원장은 “지금까지 여주시가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아 강천면 전체가 분열 되었다. 그런데 또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고 저렇게 날림으로 하려고 한다.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 빠른 길이라는 걸 왜 모르는지 정말 답답하다”고 하였다.

2년 넘게 다투고 있는 쓰레기매립장주민지원협의체 문제는 행정의 무지와 조급성, 의회의 방관과 무관심에서 비롯되었다. 이항진 시장이 이끄는 ‘사람중심 행복여주’가 이를 바로잡아야 하지만 여전히 표류하고 있어 그 해결방향이 묘연하다. 특히 간매1리 대표의 항의와 불참의사를 무시하고 짓밟아버린 공무원의 관료적이고 강압적인 처사는 시민의 의사보다 공문서를 중요시하는, ‘사람중심’이 아닌 ‘서류중심’의 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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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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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산 20/11/30 [08:22]
20년 전 여주군이 나서서 강천에 쓰레기장 만들겠다고 주민들을 갈등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터니 이제 또다시 주민분열에 불을댕기는 여주시는 뭐하는곳입니까?  쓰레기장을 운영하기로 하면서 여주군이 강천 주민들에게 한 약속이, 강천주민 전체를 대표로한 주민협의체를 구성하여 강천사회의 화합과 번영에 도움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였다. 지금에 와서 그 약속을 뒤집고 법 운운하면서 편가르기와  분열을 획책하는 행정은 누구를 위한 행정인가? 당장 초심으로 돌아가 강천주민의 화합과 번영을 위하여 강천주민전체가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적극적인 행정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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