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지역주민 발길 막힌 세종대왕릉

후문 폐쇄로 관람객과 인근 주민 접근 어려워져

가 -가 +

이재춘 기자
기사입력 2021-01-21

▲ 굳게 잠긴 세종대왕릉 후문     © 세종신문


6년 2개월에 걸쳐 복원사업을 마무리한 세종대왕릉. 전반적으로 제 모습을 찾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지만 지역주민과 관람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주시 능서면에 위치한 세종대왕릉은 6년 2개월에 걸쳐 288억 원을 들여 복원·정비 작업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한글날 일반에 공개되었다. 세종대왕릉 원형복원 정비사업은 지난 2009년 조선왕릉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능역 안의 건축물을 원형 복원하고 성역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추진됐다. 이번 정비사업을 통해 1977년 진행된 영릉성역화 사업 당시 조선왕릉 양식과 예법에 맞지 않게 조성된 인위적 시설물을 철거하고 세종대왕릉의 재실, 어구(배수를 위한 도랑), 향·어로 등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했다. 이에 따라 기존 세종대왕릉 안쪽의 세종전을 철거하고 세종대왕 동상과 야외전시장을 이전 주차장 자리로 모두 옮겼다. 또한 세종대왕릉 입구 2천380㎡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세종대왕 역사전시관을 조성해 유물과 전시물들을 모두 새 전시관으로 옮겼다. 

이번 정비사업으로 세종대왕릉이 제 모습을 찾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지역주민들을 세심하게 배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비사업 전에는 정문과 매표소가 연못 앞에 위치해 능서면 번도리 주민들이 정문 서쪽으로 나 있는 출입문을 통해 세종대왕릉을 관람하거나 능 주변을 산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정비사업으로 정문이 동쪽 산자락 끝 세종대왕 역사전시관 옆으로 옮겨가면서 문화재청 세종대왕유적관리소는 방문객들이 정문을 통해서만 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서쪽 출입문(후문)을 폐쇄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후문 출입을 못하게 되었고 관리직원들만 출퇴근 때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능서면 이장협의회장은 “세종대왕릉 후문을 저렇게 걸어 잠가 놓고 능서면 주민들도 못 들어가게 하고, 세종대왕릉을 찾는 사람들이 세종대왕릉역에서 둘레길을 따라 찾아가려고 해도 후문을 지나쳐 정문까지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하며 “후문을 개방하여 능서면 주민들과 세종대왕릉역을 찾는 관람객들이 편리하게 세종대왕릉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문화재청 세종대왕유적관리소는 세종대왕릉 후문 인근 2,300제곱미터(약697평)규모의 땅을 3억9천만원에 매입해 건축비 14억원을 들여 세종대왕유적관리소 관사 9세대를 지어 직원 숙소와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관사 부지는 능서면 주민 개인 소유지로, 그동안 세종대왕릉과 접하고 있어 문화재보호 차원에서 그 어떤 개발도 할 수 없었는데 문화재청이 매입하여 관사를 지은 것이다. 세종대왕유적관리소 관사 신축은 이번 정비사업의 핵심인 ‘원형복원’이라는 기본 취지에도 맞지 않고, 그동안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개발할 수 없도록 묶어 두었다가 문화재청이 매입 후 관사를 지어 지역 주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관사의 건축양식도 세종대왕릉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세종대왕유적관리소 관계자는 “세종대왕릉 관람은 제향 동선에 따라 재실에서부터 관람을 하도록 되어 있다”며 “이번 정비사업으로 재실이 새로 복원되고 정문이 옮겨간 조건에서 관람객들이 정문을 통해 출입을 하고 재실에서부터 관람을 시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능서면 주민들은 이항진 시장과 진행한 ‘시민과의 대화’에서 세종대왕릉 후문 개방 및 둘레길과의 연결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 시장은 문화재청에 건의하여 해결방안을 마련해 보겠다고 답했다.

그동안 마을 가까이 있는 세종대왕릉을 편하고 쉽게 관람, 방문했던 능서면 주민들은 이번 정비사업 후 수 킬로미터를 돌아가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일상적인 세종대왕릉 관람과 산책을 포기한 상태라고 한다. 백성과 더불어 생생지락을 추구했던 세종대왕이 왕릉의 울타리에 가로막혀 백성들과 단절된 모양새가 되었다. 능서면 주민들은 문화재청의 전향적인 조치로 세종대왕의 품에 다시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요구하고 있다.

▲ 세종대왕릉 안 진달래길이 폐쇄되어 있다     © 세종신문

 

▲ 세종대왕릉 안 곳곳이 폐쇄되어있다.     © 세종신문



플친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band URL복사
댓글

i

댓글 수정 및 삭제는 PC버전에서만 가능합니다.
할아버지 21/02/05 [11:00]
왜 막았나 했더니 이제야 알게 되었네요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세종신문. All rights reserved.